기후변화

내가 직접 만드는 천연 세제: 화학제품 줄이기 실천법

mynews98642 2025. 8. 1. 15:50

우리는 매일 화학 세제에 둘러싸여 산다

일상에서 청소, 빨래, 설거지 등 수많은 가사노동이 반복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세제는 합성 계면활성제, 향료, 방부제, 인공 색소 등 각종 화학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성분들은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호흡기 알레르기, 호르몬 교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배출 후 하수도를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 수생 생태계까지 위협한다.
특히 한국은 다목적 세제, 주방 세제, 욕실용 클리너 등 제품이 세분화되어 과도하게 소비되는 구조다. 소비자가 매달 구매하는 각종 세제는 평균 4~6종 이상이며,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한 번 쓰고 버려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필자는 6개월 전부터 직접 천연 세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재료는 간단하고,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환경 부담이 거의 없는 이 실천은 건강과 지구를 함께 지키는 삶의 출발점이 되었다.

화학제품 줄이기 실천법

왜 천연 세제를 써야 하는가? – 화학 세제의 문제점

일반 화학세제의 문제는 단순히 피부 자극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에 포함된 합성 계면활성제는 생분해 속도가 느려 하천과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며, 일부 성분은 미세플라스틱처럼 잔류해 생물 축적까지 유발한다.
또한 세탁 세제의 경우, 인산염이 포함된 제품은 수계의 부영양화를 유발하여 녹조를 증가시키고 어류 폐사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내 공기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향이 강한 다용도 세제나 욕실 세척제는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를 방출해 실내 공기질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일부는 발암물질로 지정된 화합물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이미 특정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천연 유래 세제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 소비자도 더 이상 ‘향 좋고 거품 많은 제품이 좋다’는 기준에서 벗어나, 환경과 건강을 기준으로 세제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천연 세제, 어떻게 만들고 어디에 쓰는가?

필자는 천연 세제를 주방, 욕실, 세탁, 유리창 등 용도별로 다르게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기본 재료는 베이킹소다, 구연산, 천연 에센셜 오일, 식초, 주방 소금 등 마트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 천연 다목적 세제

  • 재료: 베이킹소다 2큰술 + 구연산 1큰술 + 식초 2큰술 + 물 500ml
  • 활용: 싱크대, 가스레인지, 욕실 타일 등
  • 특징: 거품 없이도 강력한 탈취·살균 효과, 유해 잔류물 無

🌿 주방 전용 세제

  • 재료: 베이킹소다 + 소금 + 물을 2:1:3 비율로 혼합
  • 활용: 도마, 냄비, 후라이팬 기름기 제거
  • 특징: 미세 입자가 오염물 제거에 효과적이며 피부 자극 거의 없음

🌀 세탁용 천연 세제

  • 재료: 순비누 가루 50g + 베이킹소다 2큰술 + 구연산 1큰술
  • 활용: 세탁기용, 아기 옷 세탁에도 안전
  • 특징: 인산염 無, 세탁 후 잔향 없음, 생분해성 우수

에센셜 오일은 라벤더, 티트리, 레몬, 자몽 등을 선택해 항균 효과와 기분 좋은 자연 향까지 더할 수 있다. 특히 라벤더는 진정 효과, 티트리는 곰팡이 억제 효과로 욕실에 적합하다.
만들어 사용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세제를 쓰는 일상이 실험이자 창작처럼 느껴지는 즐거움도 있다.

실제 사용 후기 – 비용, 건강, 생활 방식이 모두 달라지다

천연 세제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지 약 6개월이 지나면서, 필자의 가정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첫 번째는 피부 자극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합성 세제를 쓸 때는 손이 쉽게 건조해지고, 빨래 후에도 아이의 피부에 작은 발진이 생기곤 했는데, 천연 세제로 바꾸고 나서는 그런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 특히 아토피가 있던 가족 구성원의 피부 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고, 손으로 청소하거나 설거지를 해도 따갑지 않았다.

두 번째는 생활비 절감 효과다. 마트에서 다용도 세제, 욕실 세제, 주방 세제를 개별로 구매하면 월 평균 15,000~20,000원이 들었는데, 천연 세제를 만들고 나서는 월 5,000원 이하로 세제 관련 비용이 줄었다. 대용량으로 구매한 베이킹소다나 구연산은 수개월 동안 사용 가능하고, 대부분 재활용 가능한 용기에 보관해 쓰기 때문에 반복적인 소비 자체가 사라졌다.

세 번째는 플라스틱 폐기물과 잔여 화학물질 걱정이 거의 없어졌다는 점이다. 기존 합성 세제는 뚜껑부터 용기까지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매달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났고, 배출 후 잔여 세제가 하수도로 흘러갈 때마다 찝찝함을 느꼈다. 반면, 직접 만든 천연 세제는 재사용 유리병이나 리필 가능한 스프레이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오염 없이 깨끗하게 사용되며, 배출된 물도 생분해되므로 마음이 편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청소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빨리 닦고 끝내자’는 마음이 컸다면, 지금은 ‘내가 쓰는 세제가 남기는 영향’까지 생각하게 된다. 천연 세제를 쓰면서 환경을 위한 실천이라는 자부심이 생겼고, 생활 속 행동 하나하나가 지구를 위한 선택이라는 감각이 일상에 자리잡았다.

천연 세제를 지속가능하게 쓰는 법 – 습관이 시스템이 된다

천연 세제를 만들고 쓰는 일은 ‘시간이 많이 들고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주 1회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한 달간 사용할 양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보관용 유리병 2~3개를 미리 준비하고, 각 용도별로 분리해두면 사용 시 매우 편리하다. 베이킹소다, 구연산 등은 대용량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고 지속 가능하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하려 하지 않고, 가능한 만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방세제만 천연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또한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천연 세제 레시피, 사용 후기, 실패 사례까지 공유되고 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마켓에서 레디메이드 천연 세제 키트도 출시되어, 만들기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이러한 실천은 결국 나 혼자만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로 확장될 수 있는 생활의 흐름이 된다. 천연 세제는 가장 작지만 확실하게 환경과 삶을 바꾸는 ‘생활 속 녹색 기술’이다.